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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여의도풍향계] 정치 사라진 한 해…'최악의 국회' 오명

2019-12-29 1 Dailymotion

[여의도풍향계] 정치 사라진 한 해…'최악의 국회' 오명<br />[명품리포트 맥]<br /><br />어쩌면 새해 첫날부터 예고된 일이었습니다.<br /><br />2018년의 마지막 날 여야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놓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정면충돌했고, 공방이 자정을 넘겨 올해 1월 1일까지 이어졌습니다.<br /><br />여기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해 의혹을 적극 해명했는데, 민정수석 임명 이후 첫 국회 출석이었습니다.<br /><br /> "다시 한번 묻겠습니다. 327명 공공기관에 대한 출신·성향 등에 대해서 작성한 사실이 있습니까 없습니까."<br /><br /> "지시한 적 없고 보고 받은 바 없습니다.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 진술입니다."<br /><br />정쟁으로 시작한 2019년, 날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졌습니다.<br /><br />정점은 4월 말 여야의 패스트트랙 충돌이었습니다.<br /><br />선거법과 검찰개혁법안을 신속처리안건,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막으려는 한국당의 물리적 충돌로 국회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.<br /><br />멱살잡이, 고성, 욕설이 난무하는 국회에 33년 만에 경호권까지 발동됐지만, 상황은 진정되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2012년 국회선진화법 제정 이후 7년 만에 동물국회가 재현된 건데, 법안을 접수하는 국회 의안과 문을 열기 위한 장도리와 쇠 지렛대, 일명 '빠루'까지 등장했습니다.<br /><br />패스트트랙 안건을 지정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이던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한국당 의원들에게 6시간 동안 감금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.<br /><br /> "(국회가) 오늘 같은 우려스럽고 과거로 회귀하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…지금이라도 (한국당 의원들이) 감금을 해제해 주시길 바랍니다."<br /><br />패스트트랙 충돌은 고소·고발전으로 이어졌습니다. 현재 문희상 국회의장을 포함해 여야 국회의원 110명이 국회선진화법 위반 행위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있습니다.<br /><br />국회에서 풀리지 않은 정치 공방은 '광장'으로 옮겨붙었습니다.<br /><br />정치권은 국회를 뒤로 하고 장외로 나와 지지자 결집에 나섰습니다.<br /><br />'광장정치'에 불을 댕긴 것은 '조국 반대'를 외치며 광화문광장으로 집결한 한국당입니다.<br /><br />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명된 8월 9일부터 두 달 넘게 집회가 이어졌고,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의혹은 집회 참석자를 한국당 지지층 밖으로까지 확장해 매번 수만 명이 광화문광장을 메웠습니다.<br /><br />문재인 대통령이 조 전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감행했습니다.<br /><br /> "문 대통령에게 경고합니다. 더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마십시오. 그리고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냅니다.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.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!"<br /><br />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선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은 서초동 집회에 거리를 두면서도, 이를 발판삼아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.<br /><br /> "(서초동 집회 참가자들이) 검찰개혁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사명임을 선언했습니다. 국민들의 목소리는 과잉 수사를 일삼는 검찰, 그리고 이를 정쟁의 소재로 삼는 일부 야당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."<br /><br />광화문과 서초동 집회의 대결 구도는 급기야 참가자 수를 놓고 경쟁을 하는 촌극까지 빚었습니다.<br /><br /> "지난번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시위하는 것을 보셨죠? 200만 맞습니까? 아니죠. 그들이 200만이면 우린 오늘 2천만이 왔겠습니다."<br /><br />아스팔트 시위가 거리를 달구는 사이 '정기국회의 꽃'으로 불리는 국정감사가 열렸지만, 시작도 끝도 조국이었습니다.<br /><br />정부 운영에 대한 국회의 견제·감시 기능은 온데간데없고 '조국 공방'뿐이었습니다.<br /><br /> "조국 전 민정수석이 등록한 펀드의 운용형태가…"<br /><br /> "조국 씨 딸이 아니면 이게 가능한…"<br /><br />결국 조 전 장관이 임명 35일 만인 10월 14일 전격 사퇴했지만,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은 그치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 "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습니다. 죽기를 각오하겠습니다. 지소미아 파기 철회, 공수처법 포기,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, 이 세 가지를 요구합니다."<br /><br />한국당은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자는 여야의 요청에 아예 비례대표제를 없애고 지역구를 270석으로 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, 공수처 설치에는 강한 반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.<br /><br />결국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바른미래당, 정의당, 민주평화당 등 야4당과 공조해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에 나섰습니다.<br /><br />한국당이 '날치기 상정'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사흘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지만, 4년 전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참여자들이 9시간, 10시간 가까이 토론을 이어가며 사활을 건 것과 비해 '밥그릇 필리버스터'로 비판받으며 민심의 주목도도, 참여자들의 긴장도도 확 떨어졌습니다.<br /><br /> "어떻게 이렇게 개판 의회 정치가…"<br /><br /> "의장님만의 국회가 아니지 않습니까."<br /><br /> "뭐라고 그러셨어요. 개판이요? 개 눈에는 개만 보이죠. 개라 그러시면 안 되죠."<br /><br />새해를 닷새 앞두고 진통에 진통을 거듭하던 선거법이 처리됐지만, 한국당 의원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장석에 앉는 것을 온몸으로 막고, 선거법 반대 플래카드를 내던지는 등 '동물국회가' 재연된 후였습니다.<br /><br />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이달 25일 기준으로 30.5%.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19대 국회 법안 처리율에도 못 미칩니다.<br /><br />이런 가운데 내년 4월 15일엔 총선이 열립니다.<br /><br />광장의 목소리를 제도 내부에서 수용하고,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는 정치 본연의 임무를 되찾는 것. 21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가 됐습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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